디지털 전통 미학으로 재해석한 한옥의 조형 언어
서울시청 하늘광장 갤러리에서 오는 5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류종대 교수의 《Seoul_Digital Heritage》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목조형가구학과 교수이자 아트 퍼니처 작가인 류종대 교수가 참여한 디지털 전통 미학 전시로, 한옥의 기와지붕, 소반, 달항아리 등 한국적 조형을 디지털 기술로 새롭게 조명한다.
류종대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디지털을 결합하여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열고자 했다”며, “그동안 아트 퍼니처와 오브제 작업을 경계 없이 넘나들며, 전통적 모티브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재구성해왔다”고 강조한다. 그는 1980년대 유년 시절 부산에서의 한옥 기억을 토대로 작품을 발전시켰으며, 서울에서 작업을 이어가며 한옥의 기억을 디지털 크래프트의 주요한 소재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미니 달항아리를 직접 제작해보는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디지털 기술을 친근하게 접하고, 체험적 예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는 “입체 작업의 물질적 경험은 관람객과의 소통을 더욱 밀도 있게 하고, 예술과 기술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류 교수는 “디자인, 공예, 오브제, 설치미술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술과 개념을 도구화해 나갈 것”이라며, “예술 작품이든 일상의 사물이든,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에 밀접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매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디지털 크래프트의 확장 가능성을 다각도로 실험할 계획임을 전했다.
디자인 평론가 최범은 류종대 교수의 작업을 “융합, 횡단, 혼종으로 빚어낸 한국적 포스트모던 감성의 구현”이라고 평했다. 그는 류 교수의 대표작인 소반 시리즈에 대해 “디지털 기술로 제작되었지만 그 감성은 공예에 가까운 하이터치”라고 설명하며, 전통 조형성과 이탈리아 감성이 결합된 한국적 ‘벨 디자인’의 예로 평가했다. 또한 류 교수의 작업을 “감성의 조향사”로 지칭하며, 전통과 첨단이 조화된 감성의 창조자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전시에서 류종대 교수의 작업이 보여주는 감성의 핵심을 ‘질감’으로 바라봤다. “손맛 같은 기계 맛, 기계 맛 같은 손맛이 공존하는 류종대의 조형은 기술과 수작업의 혼효를 통해 새로운 감각을 탄생시킨다”며, “3D 프린터든 로봇이든 상관없이 그의 작품에는 일관된 손 주도성과 표면의 감성이 살아 있으며, 이는 결국 질감이라는 형태로 구현된다”고 밝혔다. 그는 류 교수를 “질감의 장인”이라 명명하며, 디지털 기술을 예술적 감성으로 전환시키는 작가로 평가했다.
한편, 류종대 교수는 현재 본교 목조형가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회 문화적인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이며, 미술로 보면 한 시대의 흐름을 정리하는 사조와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개념이 순간순간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너무 정적이거나 보수적으로 조심스럽게 작업하기보다는 자유로운 발상과 유연한 태도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학생들에게 창작자로서의 태도를 조언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평일 10시부터 1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3D 미니 달항아리 체험 프로그램은 7월 24일 11시와 16시에 열리며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류종대 교수의 전시는 전통과 첨단, 과거와 미래가 함께 호흡하는 서울의 모습을 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