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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rtment of Sculpture Holds 51st Outdoor Exhibition *"Eyes Crossing the Knot"*
Writer |   관리자
Date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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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조소과 야외조각전 《매듭을 건너는 눈》 개최

구분 조소과작성자  관리자[hicfaadmin]등록일  2025.08.07조회 1

캠퍼스에 스며든 조각, 해석과 경험의 경계를 넘다


2025년 6월 10일부터 21일까지 본교 서울 캠퍼스 전역에서 제51회 조소과 야외조각전《매듭을 건너는 눈》이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총 32명의 조소과 4학년 학생이 참여했으며, 조각과 설치, 오브제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통해 교정에 새로운 풍경을 더했다.


‘매듭을 건너는 눈’이라는 전시 제목은 쉽게 풀리지 않는 사물과 해석 사이의 관계를 천천히 넘나드는 감각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관객은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저마다의 리듬으로 의미를 더듬어 나가며, 해석의 어려움을 통해 오히려 예술 감상의 진입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소과 학생들은 이 모호한 아름다움을 조각으로 구현하며, 관람자에게 다양한 시선과 사유를 제안했다.



참여 학생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조각과 설치, 오브제를 구성해 교정 곳곳을 새롭게 채웠다. 이천득관 옥상에 설치된 작품 〈H(e)aven_〉을 제작한 김미나 학우는 하늘(Heaven)과 피난처(Haven) 사이의 ‘쉼의 공간’을 제시했다. 김 학우는 “물소리, 햇빛, 식물, 향기를 활용한 이 설치는 지친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며, 자신이 자연에서 받은 위로의 감각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감정과 감각이 머무는 예술을 고민하면서 따뜻함과 위로를 전하는 작품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A동 옥상에 설치된 〈두려움에 눕지 않는 삶을 원한다〉를 제작한 박규원 학우는 ‘무덤’이라는 상징을 통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다루었다. 박 학우는 “두려움도 복합적인 기억과 함께하는 애정으로 접근해, 그것을 묻은 무덤을 돌보듯이, 욕심과 두려움, 그 기억 위로 자라난 식물들로 이루어진 정원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대하면 어떨까”라고 말하며, 이러한 태도가 삶을 마주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제안했다. 그는 “홍익미대의 오랜 역사가 있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조소과 학생으로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2기숙사 앞에 설치된 최은성 학우의 작품 〈You are the Measure: 당신이 척도다〉는 우리가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가늠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 외부의 객관적인 잣대가 아니라, 각자의 몸과 감각, 그리고 경험이라는 본질적인 척도임을 이야기한다. 최 학우는 “사람의 실루엣과 사람이 아닌 실루엣들을 겹쳐 구성한 이 조각을 통해, 관람자가 직접 공간과 조각, 그리고 자신을 두고 가늠하며 상황을 감각해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 기간에는 그저 그 공간을 지나는 사람들도 작품을 보게 되고, 함께 서 있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운동장 계단에 설치된 허승주 학우의 작품 〈Symphonic Studies: 조용한 도시를 위한 프로토타입〉은 중앙에 큰 호수가 있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의 지도를 상상하며 제작되었다. 허 학우는 “과거 폭포 시설로 사용되었던 운동장 스탠드의 구조에서 수공간을 향한 학교의 욕망과 현재의 좌절된 흔적을 흥미롭게 병치해보고자 했다”며 “도시의 활발함과 동시에 존재하는 조용하고 수동적인 에너지를 담고 싶었고, 사람들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누워 쉬는 장면을 상상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참여 학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장소성과 조각의 관계를 탐색하며, 교정 위에 저마다의 문제의식과 감각을 펼쳐 보였다.



전시를 총괄한 야외조각전 준비위원장 윤여지 학우는 “조소과 야외조각전은 51년의 전통을 가진 중요한 행사로, 이번 전시는 시몬 베유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유를 참조하며 사물과 해석 사이의 관계에 천천히 접근하는 감각의 태도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외에 작품을 설치하는 만큼 설치 안전성과 날씨, 동선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을 고려하며 준비했다”며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 조각을 설치하는 방식은 익숙한 전시 환경과는 달랐지만, 입체작품을 다루는 데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학우는 “전시를 준비하는 내내 홍익대학교라는 장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여전히 낯선 풍경이 곳곳에 있었고, 그런 생경함이 오히려 조각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이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작품과 마주할 수 있도록 교내 여러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했고, 학우들과 함께 교정을 새롭게 구성해나가며 공간을 잠시 점유한다는 기분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이번 전시를 함께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야외조각전은 교정을 따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며, 일상적인 동선 속에서 작품과 마주하며 조각과 해석의 접점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여름 햇살 아래 교정 위에 놓인 조각들이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오랜 시간 기억 속에 자리하길 바란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해린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연준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