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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Planning Team ‘Collective 201’ from Art Theory Department Presents *Autosave\_: Unofficial Histories of Our T
Writer |   관리자
Date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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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증식하고 소멸하는 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동시대 문화 속 파편화되어 부유하는 비공식적 기록물들을 연결하며 주목받아


본교 예술학과 전시기획팀 ‘콜렉티브 201’이 디지털 매체의 흐름 속 부유하는 비공식적 기록물들의 공동체적 감각을 쫓는 전시 《Autosave_: 우리 시대의 비공식적 역사》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는 신진작가부터 중견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유수의 작가 15인이 참여했으며, 총 작품 수는 70여 점에 이른다.


이번 전시는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1관과 서교동 소재 복합문화공간 ‘미진 플로어’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미진 플로어는 미술 서적 전문 출판사 ‘미진사’에서 최초로 선보인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는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지난달 19일까지 이루어졌으며, 미진 플로어에서는 이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한 ‘콜렉티브 201’은 예술학과 전공 수업 ‘전시 기획 및 실습’을 통해 결성된 전시 기획팀으로, 총 15인의 신진 큐레이터로 구성된다. 디지털 환경에서 서버가 새로운 파일이나 글을 성공적으로 생성했을 때 보내는 응답 코드인 ‘201 created’에서 팀명을 착안했다는 ‘콜렉티브 201’은 공간 기획팀, 디자인팀, 홍보팀으로 구성된다. ‘콜렉티브 201’의 지도를 맡은 예술학과 정연심 교수는 “전시 기획은 한두 명보다 15명이라는 팀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학생들이 연락과 조율을 굉장히 잘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Autosave_: 우리 시대의 비공식적 역사》는 무한히 증식하고 소멸하는 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동시대 문화 속에서 파편화되어 부유하는 비공식적 기록물들을 이어 주는, 우리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공동체적 의식에 대해 묻는다. ‘콜렉티브 201’은 과잉 정보와 불확실성이 공동체 기억을 흐리는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를 잇는 미세한 감각이 존재하며, 이러한 감각이 지역과 문화의 제약을 초월하는 보편적 공감대와 얇은 유대의 층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일련의 변화 속에서 개인이 기록을 통해 창작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기능하는, 즉 개인이 ‘비공식적 역사 서술의 주체’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전시는 거대한 사건이나 영웅을 중심으로 구성되던 과거의 서사 대신, 다양한 시공간적 배경에서 무명의 개인에 의해 기록되는 사적 감정들이 하나의 역사적 사료로 기능하게 된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완벽한 형태로 조직된 과거의 사료에 집중하는 대신, 디지털 환경을 부유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비공식적 기록물을 분석하며 현시대에 공유되는 ‘현재형 아카이브’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전시는 비공식적 기록물의 특성에 따라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된다. 먼저 ‘미시성’에서는 디지털 매체의 주도권이 개인에게 온전히 이전된 동시대의 상황에서 개인의 서사와 질문이 힘을 갖게 된 상황에 주목한다. 디지털 세상 속 개인의 기록물들은 시대적 정서와 감각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회적 단서로 기능하게 된다.

다음으로 ‘가상성’은 무수한 편집의 과정을 거친 가상의 데이터들이 현실의 반대 축에 위치한 것이 아닌, 진실이 작동하는 병렬적 위상에 속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가상성은 현실의 결핍을 보완하고, 이루지 못한 감정이나 관계 혹은 정체성을 투영하는 공간으로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시간성’에서는 현실의 물리적이고 단선적인 시간의 논리에 지배받지 않는 디지털 세상의 무규정적 시간이 파생한 순간들에 주목한다. 다양한 시차가 공존하는 디지털 세상 속 어떠한 감각을 포착하고, 또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13인의 한국 작가(교각들, 김웅현, 김현석, 노상호, 류성실, 머피염, 박론디, 선점원, 유근택, 전희수, 정찬민, 추수, 황현호)와 아일랜드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Elinor O’Donovan(엘리너 오노도반), 독일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Elisa Lohmüller(엘리사 로뮐러)가 참여했다. 정 교수는 “기획서 제안부터 발표, 세미나, 작가 리서치까지 모두 학생들이 진행한다”고 설명하며 “팬데믹 이후부터는 학생들이 작가 리서치 과정에서 한국에 있는 작가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을 모셔 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점원 작가의 큐레이팅을 맡았던 권소연 학우(예술학과 21)는 “작가는 온라인에서 원래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왜곡되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며 선점원 작가의 <핑크박스>를 설명했다. “아기가 뛰어놀고 있는 인스타그램 릴스 댓글 창을 상상해 보라”며 설명을 시작한 권 학우는 “원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음에도 온라인 속 사람들은 ‘어머니는 주의를 안 주는 거냐’, ‘아이 신발은 왜 저런 걸 신겼느냐’는 식의 댓글이 달리고 거기에만 많은 공감과 답글이 달린다”는 예시를 들어 이해를 도왔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는 군중의 공격성처럼 온라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실물로는 낯선 장면을 현실로 가져와 불편함을 유발한다는 의도다.



권 학우는 “선점원 작가가 최근 키링 브랜드 운영에 집중하며 작품 활동이 적었는데, 이번 기획에 감명을 받아 전시를 위해 작품을 3개 제작했다”고 밝혔다. 선점원 작가의 세 작품에 대해 “신작인 만큼 작가님과의 대면 미팅을 통해 어떻게 작품 소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어떤 식으로 작품이 나올지 직접 들을 수 있었기에 더욱 애정이 간다”고 이야기한 권 학우는 “일정이 조금 빠듯하긴 했지만, 예전부터 좋아하던 작가님께서 전시에 퍼즐같이 딱 맞는 작품을 완성해 주셔서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시 한편에는 관객이 디지털 데이터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유저네임 생성기’와 전시기획자가 제시한 질문에 관객이 답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두 관객 참여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한 강혜인 학우(예술학과 21)는 “전시 의도에 따라 관객들이 입장할 때부터 전시장을 하나의 서버처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유저네임 생성기의 제작 의도를 밝혔다. 강 학우가 태블릿 PC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 ‘저장하기’를 누르자, 앞에 마련된 TV에 그림이 부유하듯 떠올랐다. 강 학우는 “우리의 수많은 흔적들이 디지털 공간 안에서 부유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고자 했다”며 옆에 있는 쿠키를 건넸다. 인터넷 서버에 로그인 하면 쿠키가 생성되는 것처럼, 유저네임 생성기를 통해 전시에 로그인 한 관객을 위해 웰컴 쿠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유저네임 생성기 옆에는 엽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과 컴퓨터 폴더 모양의 함이 마련되어 있다. 강 학우는 “유저네임 생성기가 로그인 공간이라면, 여기는 전시를 나가며 로그아웃을 할 수 있는 아웃트로 공간”으로 소개했다. 전시를 모두 관람한 다음 떠올릴 수 있는 질문 6개를 엽서로 만들어, 각자의 답을 작성해 폴더 모양의 함에 넣어 저장하는 형태다. 폴더 모양 함은 마치 컴퓨터 폴더처럼 다른 사람이 저장한 답변을 자유롭게 꺼내서 볼 수 있도록 구현됐다.


이번 전시에는 동시대 미술 및 전시 기획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 ‘전시 해설 쉽게 쓰고 말하기’도 운영됐다. 참여자들은 콜렉티브 201 전시 기획팀 소속 큐레이터 4인의 도움을 바탕으로 작품 하나를 선정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해설을 작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쉬운 도슨트를 진행했다. 하나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작품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고,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는 글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다.



‘전시 해설 쉽게 쓰고 말하기’에 큐레이터로 참여하는 박한비 학우(예술학과 21)는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는 다양한 학과의 학우들이 방문하고, 미진 플로어는 고등학생들도 방문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미술관의 글들을 어떻게 쉬운 방법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할지 고민했다”며 교육 프로그램의 의도를 설명했다. 하자센터(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와 서울디자인고등학교, 서울시 교육청에서 신청을 받아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달 18일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25일 미진 플로어에서 이루어졌다.


박 학우는 “몇 년 차이 나지는 않지만, 지금 고등학생은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인 대학생보다도 더욱 네이티브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가 그들을 가르치듯 교육하기보다는 참여자들이 직접 전시 해설을 작성하고,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직접 도슨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전시 해설 쉽게 쓰고 말하기’는 콜렉티브 201 전시 기획팀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박 학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저의 큐레이팅 글을 조금 더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며 이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인터뷰에서 “부족한 전시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이 후원사 및 협찬사와 협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다전디자인그룹과 은민에스엔디가 후원사로, 블룸즈베리랩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국내 인테리어 디자인 기업인 다전디자인그룹과 은민에스엔디는 이번 전시를 위해 각각 5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다전디자인그룹 윤재경 대표 및 은민에스엔디 이승성 대표 역시 전시 오프닝 행사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홈시네마 스크린 전문 기업 블룸즈베리랩은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제공해 완성도 높은 미디어 아트 작품 완성에 이바지했다.



전시를 총괄한 콜렉티브 201 팀장 김효진 학우(예술 21)는 “신진 큐레이터로서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시는 작가님들과 함께 전시하게 되어 영광”이며 “전시 기조 설정부터 기획, 홍보, 디자인, 공간 기획까지, 전시의 A부터 Z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학우는 “일반적으로 기획이나 큐레이팅이라면 앉아서 이론 이야기를 하거나, 글만 쓴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실무에 들어가니 작품 설치 방법부터 현수막 설치, 홍보 자료 제작까지 직접 하다 보니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수님이나 이전에 같은 수업을 들었던 선배들도 많이 도와주시고, 현장에 계신 작가님들이 직접 조언과 격려도 해 주셔서 이렇게 전시를 잘 끝낼 수 있었다”는 것이 김 학우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 관람객으로 참여한 이정윤 학우(판화과 21)은 “많은 작가님들이 참여해 주셨는데도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게 분할되어 보기가 편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판화과를 졸업하신 노상호 작가님이나 추수 작가님의 작품을 학교에서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무리하고 사회로 발돋움할 예술학과 학우들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황예은 사진기자